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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누구보다 밀접하게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SNS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이 공유됩니다.
그러나 이처럼 연결이 일상화된 시대에 오히려 많은 이들은 고립감과 정서적 단절을 호소합니다. 물리적 거리는 좁아졌지만, 심리적 거리는 오히려 멀어진 듯한 이 아이러니한 시대에, 건축은 어떤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을까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독립성과 연결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찾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고립과 소통의 양면성을 건축적 관점에서 탐구하며, 개인주의 시대에 공간이 우리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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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심리와 공간
현대 한국 사회는 급속한 개인주의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심리적 고립감이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섰으며, 2030년에는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숫자의 증가를 넘어 우리 사회의 심리적 지형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립을 선택하는 동시에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면서도 의미 있는 연결을 추구하는 이중적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물리적 거리감이 심리적 거리감으로 확장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역설적으로 이웃 간의 관계는 더욱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수직적으로 확장된 아파트 문화 속에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일반화되었고, 이는 심리적 고립감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건축과 공간 디자인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으며, 고립과 연결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공간 모델에 대한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고립을 선택하는 시대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사람들은 연결이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여겼습니다. 가족 단위의 생활, 이웃과의 교류, 공동체 중심의 문화 속에서 개인은 사회적 존재로 자연스럽게 자리 매김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점차 의도적인 고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자기만의 시간을 원하고, 타인의 시선을 피하고, 때로는 사회적 관계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 이는 더 이상 예외적인 행동이 아니라, 많은 현대인에게 있어 정신적 생존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선택적 고립(Selective Isolation)이라고 부르며, 과잉 연결 시대에 개인이 자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방어장치로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 상태는 공간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을까요?
Archicreator
‘닫힌 문’ 뒤의 편안함 - 고립을 담는 건축
오늘날 주거 공간은 갈수록 작아지고, 독립적인 생활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에서는 1인 가구의 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며, 건축가는 점점 더 작고, 밀도 높으며,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공간을 설계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 하우스(micro house)나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입니다. 이들은 극도로 효율화된 평면 속에서 개인이 최대한 외부 간섭 없이 머무를 수 있도록 구성됩니다. 복도는 짧고, 벽은 두껍고, 창은 작습니다. 외부와의 접점을 줄이는 대신, 내부의 편안함과 통제감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사용자가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 할 수 있도록 돕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고립된 상태로 머물게 할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공간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동시에 외부 세계와의 접점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곧 고립의 감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거리감을 반영한 공간 디자인
심리적 경계의 물리적 구현
현대 공간 디자인에서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단순히 벽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감을 세밀하게 반영한 디자인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완전히 폐쇄된 공간은 고립감을, 완전히 개방된 공간은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영역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각적 연결과 물리적 분리
반투명 유리, 낮은 칸막이, 커튼 등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는 연결되지만 물리적으로는 분리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이는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적절한 거리감을 만들어 심리적 안전망을 제공합니다. 특히 공유 라운지와 개인 공간 사이에 이러한 장치를 두어 선택적 사회화가 가능하도록 합니다.
동선 설계를 통한 심리적 조화
대면과 비대면 활동을 위한 동선을 분리하여 설계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공간(주방, 다이닝)과 조용한 휴식이 필요한 공간(독서 공간, 명상실)을 층이나 구역으로 분리하되, 시각적으로는 연결되도록 설계합니다. 이를 통해 거주자는 자신의 심리 상태에 따라 적절한 공간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심리적 거리감을 반영한 공간 디자인은 단순한 미적 고려를 넘어 거주자의 정서적 웰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시각적 연결성과 물리적 분리가 있는 공간에서 거주자들은 더 낮은 스트레스 수준과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의 뇌가 완전한 고립도, 완전한 노출도 아닌 '안전한 거리감'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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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을 설계하는 방식 1 – 코리빙Co-living의 부상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소유'보다 '공유'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코리빙(co-living) 주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리빙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독립된 침실과 함께 부엌, 거실, 라운지 등의 공용 공간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를 말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서울 지역에서만 100여 개 이상의 코리빙 하우스가 운영 중이며, 그 수는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폐쇄성과 고립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코리빙(Co-living)입니다. 코리빙은 함께 사는 삶을 지향하는 새로운 주거 방식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공용 공간을 통해 사회적 연결을 촉진하는 구조입니다.
과거: 전통적 가족 중심 주거
공동체 중심, 개인 공간 개념 약함
현재: 1인 가구 증가
개인 중심 주거, 외로움 문제 발생
현재-미래: 코리빙 부상
프라이버시와 커뮤니티의 균형 추구
미래: 연결형 주거 확산
세대 간, 직업 간 경계 없는 주거 공동체
혼자 있을 때는 철저히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필요할 때는 선택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코리빙은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주거 형태의 변화를 넘어 현대 사회의 심리적 욕구에 대한 건축적 응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 청년층, 그리고 최근에는 시니어층까지 이러한 주거 형태를 선택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리빙 하우스의 공간 구성
코리빙(Co-living)은 개인의 사적 영역을 존중하면서, 이웃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공동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거실은 각 가정에 속하지만, 식당, 정원, 워크숍 같은 공동 공간은 공유되며, 이로써 이웃은 ‘타인’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람’이 됩니다.
공용 시설
- 다목적 라운지
- 공유 주방 및 다이닝
- 요가룸/피트니스 공간
- 시네마룸
- 코워킹 스페이스
개인 공간
- 독립된 침실 및 욕실
- 개인 스토리지
- 방음 처리
- 스마트 잠금장치
보안 시스템
- 출입 통제 시스템
- 공용 공간 예약제
- 입주민 전용 앱
- CCTV 모니터링
성공적인 코리빙 하우스는 개인실과 공용공간의 명확한 분리를 통해 입주자들이 선택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또한 예약제와 입주민 전용 시스템을 통해 보안을 강화하면서도 커뮤니티 형성을 촉진하는 세심한 공간 설계가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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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빙의 심리 효과와 한계
긍정적 효과
- 외로움 감소
- 사회적 연결감 증진
- 정서적 지원 네트워크
- 공간 활용 효율성
균형점
- 개인 영역 존중
- 선택적 참여
- 명확한 규칙
- 투명한 의사소통
한계와 과제
- 소음 및 프라이버시 침해
- 갈등 가능성
- 개인 취향 차이
- 지속가능성 문제
코리빙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심리 효과가 있지만,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와 같은 문제점도 존재합니다. 각자에게 보장된 영역이 있다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균형을 찾는 것이 코리빙 공간 설계의 핵심 과제입니다.
연결을 설계하는 방식 2 – 반(半)공개 공간(semi-public space)
반(半)공개 공간(semi-public space)은 완전히 개방되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폐쇄되지 않은 중간 영역을 의미합니다. 오픈 키친, 루프탑 정원, 도서관의 독서 공간 등이 이에 해당하며, 이러한 공간들은 커튼, 파티션, 식물, 조명 등의 요소를 활용해 유연하게 구획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교류하거나 단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설계 방식입니다.
경계의 명확성
공공과 사적 공간 사이의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하되, 물리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시각적 단서(조경, 포장, 레벨 차 등)를 통해 구분함.
접근성과 개방성의 균형
외부인도 접근 가능하지만, 거주자나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설계. 무분별한 유입을 막는 장치(출입 동선, 시선 제어)가 중요함
사회적 상호작용의 촉진
이웃 간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벤치, 그늘, 커뮤니티 시설 등 배치.
안정감과 안전성
자연 감시(natural surveillance)가 가능하도록 건물 배치와 창문의 방향 설계. 외부와의 시야가 너무 차단되면 오히려 불안감을 줄 수 있음.
장소성 확보
지역의 맥락, 사용자 특성,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독창적이고 기억에 남는 공간으로 구성.
시간대별 다양성 고려
주·야간, 계절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유연한 설계가 필요함.
유지관리 용이성
누구나 이용하지만 누구도 직접 책임지지 않는 공간이므로, 유지보수의 편의성과 관리 주체를 고려한 계획이 필요함.
이러한 반공개 공간은 사용자가 완전히 고립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구조입니다. 이는 현대인의 선택적 관계 맺기 성향을 고려한 매우 정교한 공간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집단, 균형의 디자인
출입구 설계
분명한 경계와 통제감 제공
동선 계획
자연스러운 교류와 회피 가능성
공간 비율
작은 개인 공간과 넓은 공용 공간
디지털 연결
비대면 소통 수단 통합
균형 잡힌 공간 디자인은 출입구와 동선 설계를 통해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작은 개인 공간과 넓은 커뮤니티 공간의 조합은 필요에 따라 고립과 연결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게시판이나 앱과 같은 비대면 소통 서비스를 결합함으로써 물리적 접촉 없이도 커뮤니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연결을 유도하는 건축적 장치
건축이 인간의 행동과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특히 코리빙 공간에서는 우연한 만남과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하는 '사회적 촉매(social catalyst)' 역할을 하는 건축적 장치들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오픈 키친과 커뮤니티 다이닝
음식은 가장 자연스러운 사회적 연결 매개체입니다. 넓은 아일랜드 키친과 긴 공용 테이블은 의도하지 않은 대화와 교류를 촉진합니다. 특히 시각적으로 개방된 주방은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사회적 활동이 되도록 유도합니다.
공동 서재와 지식 공유 공간
책장을 중심으로 한 작은 라운지는 지적 교류의 장이 됩니다. 개인 소장 도서를 공유하는 '북 쉐어링' 시스템은 취향과 관심사를 통해 거주자들을 연결합니다. 또한 조용한 학습 공간이면서도 우연한 만남이 가능한 공간적 특성을 가집니다.
조망과 시각적 연결성
건물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대형 창, 층간 시각적 연결을 만드는 보이드(void) 공간은 물리적으로 분리된 공간 사이의 심리적 연결성을 만듭니다. '보이지만 방해받지 않는' 적절한 거리감은 안전감과 소속감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이러한 건축적 장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강제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핵심입니다. 지나치게 의도적인 커뮤니티 형성 시도는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적 코리빙 공간에서는 개인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의 공간 디자이너들은 전통적인 '마당'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 맥락에서 공동체 형성을 위한 건축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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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적용 사례 - 로컬스티치 프로젝트
서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로컬스티치(Local Stitch)' 프로젝트는 고립과 연결의 균형을 찾는 건축적 실험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노후화된 주택이나 상업 건물, 심지어 폐호텔까지 리노베이션하여 현대적 코리빙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한옥의 구조적 특성을 살리면서 현대적 편의시설을 도입한 로컬스티치 한남점은 마당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문화를 재해석했습니다. 개인실은 최소한의 공간으로 설계하되, 마당과 대청을 확장한 공유 공간이 핵심입니다.
크리에이터 타운
을지로 인쇄 골목에 위치한 '크리에이터 타운'은 지역 예술가들과 방문 창작자들이 함께 거주하며 작업할 수 있는 복합 공간입니다. 개인 스튜디오와 공유 전시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창작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융합됩니다.
커뮤니티 허브
성수동 로컬스티치는 1층에 소규모 카페와 갤러리를 두어 거주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반(半)공개적'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합니다. 이는 폐쇄적 주거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입니다.
로컬스티치의 핵심 철학은 '필요할 때 연결되고, 원할 때 고립될 수 있는' 유연한 공간 구성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물리적 공간 제공을 넘어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의미 있는 관계 형성을 촉진한다는 점입니다. 주간 저녁 식사, 영화 상영회, 워크숍 등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들은 거주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고립과 연결의 균형, 미래 주거의 방향
유동적 경계의 채택
미래 주거 공간에서는 고정된 벽으로 공간을 구분하는 대신, 슬라이딩 도어, 접이식 파티션, 커튼 월 등 '유동적 경계'를 활용한 공간 구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거주자의 필요와 기분에 따라 공간의 개방성과 폐쇄성을 조절할 수 있게 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반응형 건축(responsive architecture)' 개념으로, 센서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거주자의 행동 패턴이나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공간이 자동으로 변형되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심리적 필요에 더 세밀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프라이버시 온도 조절
미래 주거 공간의 핵심은 '프라이버시 온도 조절'이라는 개념입니다. 이는 마치 실내 온도를 조절하듯, 거주자가 원하는 프라이버시 수준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공간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완전한 폐쇄에서 완전한 개방까지, 다양한 단계의 프라이버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 글라스, 조명 제어 시스템, 소리 차단 기술 등 다양한 기술적 해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 신호에 따라 투명도가 변하는 스마트 글라스는 버튼 하나로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의 경계를 순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술과 프라이버시의 공존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공간 경험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고 있습니다. 얼굴 인식 출입 시스템, 개인화된 환경 설정, 가상 현실을 활용한 공간 확장 등은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활용에 있어 프라이버시 보호는 핵심적인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향후 주거 공간에서는 편의성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섬세한 균형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용 공간에서의 활동 데이터는 더 나은 공간 활용을 위해 분석될 수 있지만, 개인 공간에서의 활동은 철저히 보호되는 이중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미래 주거 공간의 발전 방향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이나 미학적 진보를 넘어,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적 욕구에 얼마나 잘 부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고립과 연결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정서적 웰빙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입니다. 특히 한국의 고밀도 도시 환경에서, 제한된 공간 안에서 최대한의 심리적 균형을 제공하는 주거 모델의 개발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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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건축의 역할과 사회적 가치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쉘터를 넘어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때로는 선도하는 매개체입니다. 개인주의 시대의 심화된 고립감과 단절에 대응하여, 현대 건축은 '혼자이면서도 함께'라는 모순된 욕구를 수용하는 새로운 공간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건축은 사회를 위한 방패이자 거울이다. 우리의 삶을 보호하면서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비춰준다." - 고00, 건축가
심리적 방패로서의 공간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와 불안은 적절한 공간 디자인을 통해 완화될 수 있습니다. 고립과 연결 사이의 균형이 잘 잡힌 공간은 거주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이는 정신 건강과 직결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거 공간의 치유적 기능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공간이 우리의 심리 구조를 반영하고 때로는 치유하는 '심리적 방패'로 기능할 때,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유연한 전환과 포용성
미래 주거 공간의 핵심 가치는 '유연한 전환(flexible transition)'과 '포용성(inclusivity)'입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심리적 니즈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은 더 폭넓은 사회적 통합을 가능하게 합니다. 1인 가구, 노인, 장애인, 육아 가정 등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구성원들이 함께 생활하면서도 각자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주거 모델은 사회적 분리와 단절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주거 모델
개인주의와 공동체 가치가 공존하는 미래 주거 모델은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더 지속가능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공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면서도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코리빙 모델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사회적 자본을 증가시키는 이중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초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학적 변화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공간 속에서의 고립과 연결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건축적 담론을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유대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건축적 응답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과 사회적 관계의 본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코리빙과 같은 새로운 주거 모델이 제시하는 것은 단순한 공간의 재구성이 아니라, 더 균형 잡히고 연결된 사회를 향한 비전입니다.
건축은 어떻게 응답하는가?
우리는 이제 ‘연결이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연결은 단순한 접속이나 물리적 접촉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면서도 선택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심리적 여지에서 시작됩니다.
건축은 이 여백을 만들어야 합니다. 완전히 닫히지 않고, 그렇다고 무조건 열리지 않는 구조. 사용자의 감정과 리듬에 따라 고립과 연결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야말로, 개인주의 시대의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건축적 응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면서도, 외로움을 잊을 수 있는 공간. 혼자 있으면서도 누군가 곁에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이는 이제 건축이 단순히 외형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감정과 사회의 흐름을 읽고 번역하는 작업임을 시사합니다.
Archicreator
마무리하며 – 공간은 삶의 심리적 풍경이다
공간은 단지 벽과 천장으로 구성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감정, 생각, 관계의 상태를 반영하고 또 형성하는 심리적 풍경입니다. 고립과 연결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하는 현대인의 삶을 위해, 건축은 그 중간지점을 섬세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때로 혼자이고 싶고, 때로는 연결되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이를 자율적으로 넘나들 수 있는 여유를 공간이 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건축은 그런 가능성의 여백을 설계합니다. 고립이 고요함이 되고, 연결이 부담이 아닌 위로가 되는 공간을...
그렇게 건축은 오늘도, 개인의 삶을 감싸 안는 조용한 응답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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