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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건축에서 선택이 아닌 전제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더 이상 우리는 형태나 기능만으로 건축을 정의할 수 없습니다.
건축은 하나의 생태계로서, 그 존재 방식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언어로서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과 생태학적 건축ecological architecture이라는 두 가지 사유가 있으며, 겉보기에는 유사하지만 그 철학적 뿌리와 실천 방식에서는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건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단순한 기술적 접근을 넘어 생태학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을 통합하는 새로운 건축 패러다임을 포스팅 합니다.
지속 가능한 건축의 개념과 발전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 정립
1990년대
건축에 환경적 고려사항 도입 시작
2000년대
친환경 인증제도 확산
현재
통합적 접근법 확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40% 차지
지속 가능한 건축은 단순한 녹색 기술 적용을 넘어 사회, 경제, 환경적 균형을 고려하는 총체적 접근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생태학적 건축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차이점
두 개념은 모두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지향하지만, 접근 방식과 철학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에너지 효율, 자원 순환, 탄소 배출 절감 등 기술적이고 수치화 가능한 지표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고성능 단열재, 태양광 패널, 지열 시스템, 빗물 재활용 기술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이 접근은 LEED, BREEAM, G-SEED 같은 친환경 인증 시스템을 통해 구체화되며, 건축을 더 좋은 기계로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생태학적 건축은 기술보다 건축이 자연과 맺는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토양, 수계, 지역 생태계, 생물다양성 등 건축물이 놓이는 환경적 맥락 전체를 고려하는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이는 건축이 그 자리에 존재해도 되는가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동반하며,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 비인간 존재와의 공존까지 사유합니다. 생태학적 건축은 더 적은 에너지를 쓰는 건축이 아니라 생태적 윤리를 실천하는 건축을 지향합니다.
생태학적 건축
자연과의 공존과 생태계 보존에 중점을 둡니다. 건물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연 시스템을 존중하는 설계를 추구합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
경제적 실행 가능성, 사회적 책임, 환경적 건전성의 균형을 추구합니다. 자원 효율성과 장기적 내구성을 강조하며 더 넓은 관점을 포함합니다.
한국에서는 2023년 조사 결과, 생태학적 건축보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접근법이 더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두 개념의 융합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 이론 – 기술 너머의 건축적 사유
1980년대 이후, 건축 이론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점은 급격히 확장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에너지 위기 대응 차원에서 기술적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중시했으나, 최근에는 환경을 하나의 ‘문화적 경관’으로 보고 해석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케네스 프램턴(Kenneth Frampton)의 비판적 지역주의
건축 이론가 케네스 프램턴(Kenneth Frampton)의 비판적 지역주의(Critical Regionalism)이 입니다. 그는 건축이 지리적·기후적 맥락을 수용하면서도 보편적 건축 담론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프램턴의 이론은 오늘날 기후위기 시대의 지역적 응답으로 재해석되며, 생태학적 건축과 접점을 갖고 있습니다.
팀 인골드(Tim Ingold)의 생명의건축
팀 인골드(Tim Ingold)와 같은 인류학자들은 건축을 사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과정으로 보고있습니다. 인간과 자연, 건축과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적 구조 안에서 건축을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단순한 기술적 해결책을 넘어, 자연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서의 건축 디자인을 지향합니다.
환경 친화적 디자인 이론의 진화
생체모방(Biomimicry)
자연의 형태와 기능을 모방하여 건축에 적용하는 설계 원리. 벌집 구조를 활용한 에너지 효율적 외피 시스템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자원 재활용과 폐기물 최소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건축. 건물 해체와 재활용을 고려한 모듈형 설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생 디자인(Regenerative Design)
단순 보존을 넘어 환경 회복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적극적 접근법. 생태계 서비스를 강화하는 건축 방식입니다.
한국의 지속 가능한 건축 사례
세종시 정부청사
자연 환기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으로 연간 에너지 절감률 35% 달성
서울 에너지 드림센터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형 공공건물로 패시브하우스 기술 적용
제주 돌집의 현대적 재해석
전통 석재 활용과 현대 단열기술 결합으로 에너지 효율성 향상
글로벌 선도 사례와 혁신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인공 나무 구조물이 빗물 수집, 태양광 발전, 공기 순환을 담당하는 혁신적 생태학적 디자인
덴마크 '코펜힐'
쓰레기 소각장 위에 스키장을 건설한 다기능 지속가능 디자인의 대표 사례
중국 '수직 숲'
건물 외벽에 나무와 식물을 심어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는 혁신적 접근법
노르웨이 스노헤타(Snøhetta)의 Under (2019)
세계 최초의 수중 레스토랑인 이 프로젝트는 해양 생태계에 대한 연구와 협업을 통해 설계되었다. 구조체 외벽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가 되도록 조성되었고, 방문자는 자연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재인식하게 된다.
친환경 재료 혁신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기 중 CO2를 흡수하는 바이오 콘크리트와 버섯 균사체 기반 건축자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Snøhetta의 Under
지속 가능한 건축의 사회적 측면
커뮤니티 중심 설계
주민 참여와 공동체 활성화를 고려한 건축 접근법
건강과 웰빙
실내 공기질, 자연광, 생체적합성을 고려한 환경 설계
사회적 형평성
다양한 계층의 접근성과 포용성을 고려한 공간 계획
문화적 지속가능성
지역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 보존 및 계승
평창 올림픽 시설의 재활용 사례는 이벤트 후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여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실현한 좋은 예입니다.
지속 가능한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
철학적 접근 확장
기술적 접근을 넘어 윤리적, 철학적 가치를 통합한 건축 패러다임 정립
한국적 맥락 강화
한국의 자연환경, 문화,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지속가능성 모델 개발
세대 간 책임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있는 건축 실천과 장기적 관점 채택
지속 가능한 건축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인류와 지구의 공존을 위한 필수적 패러다임입니다. 기술적 혁신과 함께 인간 중심의 가치, 생태학적 책임, 문화적 정체성이 조화를 이룬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 이후를 상상하기
우리는 이제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이 너무 많이 사용되어 오히려 본래의 의미가 희석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단순히 탄소를 줄이고, 자원을 덜 쓰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만들어 가고있는 건축이 무엇을 위한 것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입니다.
건축은 기술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구체화하는 문화적 장치입니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성은 기술적 해법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생태학적 감수성과 장소성, 윤리와 경험이 결합될 때, 비로소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지속 가능한 건축이후의 건축을 상상해야 합니다. 자연과의 협업, 그리고 존재 방식 자체를 질문하는 건축. 그것이 기술을 넘어선 지속 가능성의 다음 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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