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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몸을 가리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공간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언어이며, 건축이 공간을 빚어내듯, 옷도 몸 위에 건축적 세계를 짓는 일입니다. 이와 같은 사고는 몇몇 건축가들이 직접 패션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건축과 패션의 창조적 경계를 탐험하는 여정으로 초대합니다. 자하 하디드(Zaha Hadid), 렘 콜하스(Rem Koolhaas)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자신의 조형 언어를 옷에 입히며 보여준 실험은, 건축과 패션의 경계를 넘는 창조적 탐색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공간을 디자인하던 건축가의 시선이 인체라는 새로운 캔버스에서 어떻게 착용 가능한 예술로 변모하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건축과 패션Fashion의 경계를 넘어
형태의 공유
건축과 패션은 모두 비율, 볼륨, 균형을 다루는 예술입니다. 두 분야는 3차원 공간에서 형태를 창조하며, 구조적 완성도를 추구합니다.
재료의 실험
건축가들은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패션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건축적 사고가 직물과 만나 혁신적인 결과물을 탄생시켰습니다.
경계의 붕괴
2000년대 초반부터 건축가들은 본격적으로 패션 분야에 진출했으며, 실험적 건축 언어가 의복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재해석되었습니다.
자하 하디드 – 곡선의 조각을 입다
멜리사 슈즈
자하 하디드는 브라질 신발 브랜드 멜리사와 협업하여 유기적 곡선이 돋보이는 플라스틱 슈즈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녀의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유동적인 곡선이 신발의 형태로 재탄생했습니다.
라코스테 컬렉션
라코스테와의 협업에서는 디지털 패턴이 적용된 혁신적인 풋웨어를 선보였습니다. 디지털 모델링을 통해 구현한 복잡한 패턴은 신발의 구조적 특성을 강조합니다.
노바 슈즈
유나이티드 누드와 함께한 노바 슈즈는 건축적 원리를 적용한 대표작입니다. 혁신적인 캔틸레버 구조는 신발의 굽을 재정의하며 자하 하디드 특유의 역동성을 보여줍니다.이 신발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조형적이지만, 실제로는 건축의 구조 원리 – 힘의 분산, 응력의 이동 –이 응용된 결과물입니다. 그녀는 패션을 단지 ‘작은 조형물’이 아니라, 움직이는 공간 구조물로 해석했습니다.
자하 하디드의 패션 디자인 철학
유동적 디자인 언어
하디드는 건축에서 발전시킨 비선형적이고 유동적인 디자인 언어를 신체라는 새로운 캔버스에 옮겨 적용했습니다. 직선보다는 곡선, 각진 형태보다는 유기적인 형태를 선호했습니다.
이음새 없는 표현
그녀의 건축물과 패션 작품 모두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이음새 없는' 매끈한 표현입니다. 연속적인 표면을 통해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 형태를 창조했습니다.
건축적 지형으로서의 신체
하디드는 신체의 일부(특히 발과 다리)를 건축적 지형으로 재해석했습니다. 그녀의 슈즈 디자인은 발을 단순히 보호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지형을 창조하는 매체로 접근했습니다.
혁신적 형태 구현
3D 프린팅, CNC 밀링 등 첨단 제작 기술과 신소재를 적극 활용하여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복잡한 형태를 구현했습니다.
렘 콜하스 – 도발하는 실루엣의 건축가
프라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AMO의 패션 연구소
2000년대 초, 렘 콜하스는 패션 브랜드 Prada의 공간 기획 및 전반적인 브랜딩 전략에 참여하면서, AMO(건축적 사고를 패션과 문화에 적용하는 연구소)를 설립합니다. 이 실험은 단순히 매장 설계에 그치지 않고, 패션쇼 무대의 구성, 런웨이 동선, 옷의 구조적 전개 방식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건축적 개입이었습니다.
혁신적 리테일 경험 디자인
전통적인 쇼핑 공간의 재해석
패션쇼 무대 설계
의류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공간적 내러티브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건축적 관점에서의 패션 브랜드 재정의
렘 콜하스는 패션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왜 형태의 반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가?” “패션도 도시처럼 레이어로 구성될 수 있는가?”
그의 사고는 Prada가 제작한 복잡한 재단, 절개선, 다층 구조의 재킷과 드레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움직임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소재 사용, 절제된 구조와 파괴적인 디테일의 공존은 콜하스 특유의 도시적 아이러니와 맞닿아 있습니다.
렘 콜하스는 직접적인 의류 디자인보다는 패션 브랜드의 정체성과 공간 경험 설계에 집중했습니다. 프라다와의 오랜 협업을 통해 에픽센터 스토어, 런웨이 설계, 전시 공간 등을 디자인하며 건축과 패션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그의 사무소 OMA는 유니클로의 컨셉트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에도 참여하며 패션 산업에 건축적 사고를 접목시켰습니다.
건축 재료와 패션 소재의 대화
견고함의 재해석
건축에서 쓰이는 콘크리트의 질감과 견고함이 구조적인 의복 디자인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딱딱한 재료의 느낌을 유연한 직물로 표현하는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금속의 유연성
강철과 알루미늄 같은 건축 금속 소재는 의복에서 메탈릭 원단, 와이어 구조물, 장식적 요소로 변형되어 사용됩니다. 자하 하디드는 금속의 구조적 특성을 액세서리 디자인에 활용했습니다.
투명성과 반사
건축에서 유리가 가진 투명성과 반사성은 패션에서 비닐, PVC, 투명 소재 등으로 표현됩니다. 공간감과 빛의 상호작용이 의복에 적용됩니다.
디지털 제작 기술
3D 프린팅과 레이저 커팅과 같은 디지털 제작 기술은 건축과 패션 모두에서 혁신적인 형태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재료의 한계를 넘어선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건축적 사고의 흔적들 – 실루엣, 재료, 구성의 언어
건축가들은 건물을 설계할 때 사용하는 구조적 원리를 패션에 적용합니다. 캔틸레버 원리는 자하 하디드의 노바 슈즈에서 볼 수 있듯이 신발의 굽이나 의복의 돌출 부분에 활용됩니다.
텐션과 압축의 원리는 의복이 몸을 지지하고 감싸는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또한 건축에서의 모듈러 시스템은 패션에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의복 디자인으로 나타납니다. 쉘 구조는 신체를 보호하면서도 미학적 가치를 지닌 의복 형태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실루엣(실제 형태)
유동적 곡선(하디드)
신체의 논리를 따르되, 그것을 과장하거나 해체하는 흐름 중심의 실루엣.불균형과 층위(렘 콜하스)
모듈과 반복
재료(Materiality)
3D 프린팅 및 플렉서블 재료
하이브리드 섬유
산업재 재해석
구성의 전략
프로그램적 사고
공간의 전환과 해체
정체성의 확장
공간과 몸의 관계성 탐구
공간으로서의 의복
건축가들은 의복을 단순한 피복이 아닌 '입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접근합니다. 자하 하디드의 패션 작품은 신체 주변에 미니어처 건축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이는 몸이 움직이는 작은 건축물로서의 의복 개념을 보여줍니다.
동적 관계의 포착
건축이 정적인 구조물이라면, 의복은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지속적으로 형태가 변화합니다. 건축가들은 이런 4차원적 특성을 고려하여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했습니다. 자하 하디드의 '노바 슈즈'는 걷는 동작에 따라 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환경-건물-신체의 연결성
건물이 주변 환경과 맺는 관계를 의복-신체-외부 환경의 관계로 확장한 접근법이 나타납니다. 건축가들은 의복이 신체와 외부 세계 사이의 매개체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이는 기능성과 미학적 표현이 결합된 새로운 패션 언어를 만들어냅니다.
디지털 시대의 건축적 패션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활용
건축에서 널리 사용되는 파라메트릭 디자인 방법론이 패션 디자인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패턴 생성 기술은 복잡한 기하학적 구조를 의복에 구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자하 하디드는 이러한 방식으로 생성된 패턴을 활용해 유기적이면서도 정밀한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3D 모델링과 디지털 제작
건축 분야에서 발전한 3D 모델링 기술은 패션 디자인의 가능성을 확장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의복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형태와 구조를 실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D 프린팅, 레이저 커팅 등의 디지털 제작 기술은 이러한 실험적 디자인을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상 공간과 메타버스 확장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건축적 패션은 물리적 한계를 넘어 가상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환경에서는 중력, 내구성, 착용성 등 현실 세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욱 과감하고 혁신적인 건축적 패션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건축가들에게 새로운 창작 영역을 제공하며, 패션과 건축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형태의 언어를 넘어서 - 미래의 건축적 패션
학제간 융합의 가치
건축과 패션의 크로스오버는 단순한 형태적 차용을 넘어 두 분야의 방법론과 사고방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풍부한 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융합은 각 분야의 한계를 넘어선 창의적 혁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지속가능성의 과제
건축가들은 자원 효율성과 환경 영향을 고려하는 자신들의 전문성을 패션 분야에 접목시켜 새로운 지속가능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듈식 디자인, 재활용 소재 활용, 제로 웨이스트 패턴 등 건축적 접근법은 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 과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건축가의 패션 유산
자하 하디드, 렘 콜하스와 같은 건축가들이 패션 분야에 남긴 유산은 단순한 스타일적 영향을 넘어, 디자인 프로세스와 형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그들의 실험적 접근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며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건축가들의 패션 분야 진출은 단순한 경계 넘기가 아닌, 우리가 형태와 공간, 그리고 몸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미래의 건축적 패션은 더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진화하며, 디지털 기술과 지속가능한 접근법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해서 탐구할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 작은 구조, 큰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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