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건축이란? – 사르트르 철학과 존재의 공간 해석

건축은 단순히 벽과 지붕으로 이뤄진 공간일까요? 아니면 그 안에 머무는 우리의 존재 방식과 삶의 본질을 담아내는 철학적 구조일까요? 이 질문은 바로 실존주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사유는 건축을 단순한 기능이 아닌, 존재의 형식으로 재조명하게 합니다.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요소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담는 철학적 표현체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이 건축에 미친 영향과 그 공간적 구현을 통해 우리는 존재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존주의와 건축의 연결을 중심으로, 사르트르의 철학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실존주의 철학이 현대 건축 설계와 공간 디자인에 어떤 존재론적 메시지를 전달하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  본질보다 앞선 존재

실존주의는 20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발전한 철학 사조로, 인간 존재(existence)의 본질과 의미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실존주의는 인간이 먼저 세상에 존재하고, 그 후에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정의한다는 "본질에 앞선 존재(existence precedes essence)"라는 핵심 개념을 주장합니다.

이 철학적 관점은 인간의 자유와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합니다. 실존주의자들은 인간이 미리 정해진 본질이나 목적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고 보며, 각자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존주의 절학자

세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는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간주되며,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이 사상을 발전시킨 주요 철학자들입니다. 특히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명제는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을 요약하고 있으며, 이는 건축과 공간 디자인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철학의 대표적 사상가들로서, 그들의 사상은 현대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본질보다 앞선 존재 -   실존주의 핵심 개념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 J.P. 사르트르

이 말은 인간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목적이나 의미를 지닌 채로 존재하지 않으며,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뜻입니다. 이로 인해 인간은 항상 자유롭지만, 그만큼 불안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가 됩니다

존재의 우선성

실존주의 철학의 가장 중요한 주장은 인간이 먼저 세상에 존재하고, 그 후에 스스로 자신의 본질을 정의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플라톤적 관념론이나 본질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목적이나 역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유와 선택의 부담

실존주의는 인간의 절대적 자유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 자유는 축복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수반합니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고 말하며,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선택의 자유와 책임은 실존적 불안의 원인이 됩니다.

불안과 고독의 실존

실존주의자들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와 선택에 직면할 때 경험하는 불안, 고독, 소외를 중요한 실존적 경험으로 봅니다. 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Being-in-the-world)'와 사르트르의 '타자를 위한 존재(being-for-others)'는 이러한 경험을 철학적으로 탐구한 개념입니다.

진정성과 참여

실존주의는 개인이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참된 존재를 추구할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세계와 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의미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건축에서 사용자의 능동적 경험과 공간에 대한 주체적 해석을 중시하는 관점으로 이어집니다.






장 폴 사르트르의 철학과 건축

사르트르의 철학은 건축 이론과 실천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존재와 무(Being and Nothingness)'에서 발전된 공간 개념은 건축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했습니다. 사르트르에게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요소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자유와 가능성이 펼쳐지는 장(場)이었습니다.

상황 속에 있는 존재

사르트르는 인간이 '상황 속에 있는 존재(being-in-situation)'라고 보았습니다. 이는 인간이 항상 특정 공간과 시간 속에서 존재하며, 그 상황이 개인의 선택과 자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축은 이러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창조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공간 디자인은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확장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존재의 공간적 구현

사르트르의 '시선(gaze)' 개념은 건축 공간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그에 따르면, 타인의 시선은 자신을 객체화하며 자유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건축에서 시각적 투명성과 프라이버시, 개방성과 폐쇄성의 균형은 이러한 철학적 긴장을 반영합니다. 현대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열린 공간과 개인적 공간의 조화는 이러한 실존적 관계를 공간적으로 구현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건축 공간은 인간의 자유와 선택,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성을 구체화합니다. 이러한 공간에서 인간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됩니다.




실존주의 건축의 철학적 배경

현상학적 경험

실존주의 건축은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에서 영향을 받아,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구조가 아닌 신체적, 감각적으로 경험되는 현상으로 봅니다. 이는 건축이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촉각, 청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을 통해 체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유와 선택의 공간

실존주의 건축은 사용자의 자유로운 해석과 선택을 강조합니다. 고정된 프로그램이나 의미보다는, 다양한 사용과 해석이 가능한 열린 공간을 추구합니다. 이는 사르트르가 말한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라는 철학적 관점의 공간적 표현입니다.

진정성의 추구

실존주의 건축은 재료와 구조의 진정성을 중시합니다. 하이데거의 '도구적 존재(ready-to-hand)'와 '관조적 존재(present-at-hand)' 개념에 영향을 받아, 재료가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도록 하는 설계 접근법을 취합니다. 콘크리트, 유리, 철과 같은 재료의 본질적 특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빛과 시간의 역할

실존주의 건축에서 빛과 시간의 흐름은 공간의 변화와 인간 존재의 일시성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카뮈가 말한 "인간은 시간 속에 있는 존재"라는 관점에서, 건축 공간은 시간의 흐름을 의식적으로 드러내며 계절과 하루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합니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은 단순히 미학적 선호나 기능적 요구를 넘어, 건축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조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존주의 건축은 '어떻게 지을 것인가'뿐만 아니라 '왜 짓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철학과 건축의 만남

자유와 선택 – 공간은 열려 있어야 한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유롭습니다. 이 자유는 건축적 맥락에서 보면, 공간이 사용자에게 다양한 해석과 사용 방식을 허용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정해진 동선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다층적이고 열린 구조는 사용자에게 존재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렘 쿨하스(Rem Koolhaas)의 공간은 기능이 고정되지 않은 채 다층적으로 사용되며, 사용자의 자율성을 이끌어냅니다.

불안과 고립 – 공간이 만드는 감정적 구조

자유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수반합니다. 건축에서도 좁은 복도, 불확실한 경계, 고립된 방등은 인간이 느끼는 실존적 불안을 증폭시킵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단지 심미적 효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 경험을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루이스 칸(Louis Kahn)의 건축은 인간이 **자기 자신과 조용히 마주하는 공간**을 통해 존재의 깊이를 성찰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타자의 시선 – 건축은 관계적 존재를 반영한다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에서 인간이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인식한다고 보았습니다. 건축 역시 타자의 시선이 통과하는 구조물입니다. 예를 들어, 유리 커튼월, 반사 거울, 개방형 계단등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다는 존재감을 강화합니다. 이는 도시 건축물에서 사회적 긴장이나 자기 연출의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루이스 칸 – 사우크 연구소 (Salk Institute)

캘리포니아 라호야에 위치한 사우크 연구소는 1965년 완공된 루이스 칸의 대표작으로, 실존주의 건축의 탁월한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이 건물은 단순하면서도 엄숙한 콘크리트 구조와 열린 중정 설계를 통해 인간 존재의 명료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존재와 공간의 대화

칸은 "건물이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건축의 본질을 탐구했습니다. 사우크 연구소에서 그는 과학 연구의 엄격함과 창의성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고자 했습니다. 연구실과 개인 스튜디오의 조화는 공동체 속 개인의 실존적 위치를 상징합니다.

빛의 철학적 활용

칸에게 빛은 단순한 물리적 요소가 아닌 "모든 존재의 증여자(giver of all presences)"였습니다. 사우크 연구소의 중정을 가로지르는 물길과 서쪽으로 열린 전망은 태평양으로 지는 석양과 함께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일시성을 상기시킵니다. 이는 하이데거가 말한 '시간 속의 존재(Being-in-time)'를 공간적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재료의 진정성

콘크리트, 목재, 대리석과 같은 재료들은 그 본질적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사용됩니다. 칸은 "재료가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지" 물으며, 재료 자체의 '의지'를 존중했습니다. 이는 실존주의적 진정성(authenticity)의 건축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우크 연구소는 단순히 과학자들을 위한 기능적 공간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본 조건과 우주적 질서에 대한 철학적 명상을 제공합니다. 칸의 "측정 불가능한 것에서 시작하여 측정 가능한 것으로 끝난다"는 말은 이 건물의 실존적 깊이를 잘 보여줍니다.






피터 줌터 –  브레겐츠 미술관 (Kunsthaus Bregenz)

1997년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 완공된 줌터의 미술관은 투명성과 불투명성 사이의 대비를 통해 독특한 공간 경험을 제공합니다.

실존주의적 공간경험

피터 줌터의 브레겐츠 미술관은 실존주의적 공간 경험의 현대적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유리와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빛과 재료의 실존적 대화를 통해 관람객에게 깊은 현상학적 체험을 선사합니다.

다감각 경험

줌터는 "건축은 경험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설계 철학은 사용자의 신체적, 감각적 경험을 중심에 두며, 이는 메를로-퐁티의 현상학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브레겐츠 미술관에서 관람객은 반투명한 유리 패널을 통해 여과된 빛 속을 걸으며,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 청각 등 모든 감각으로 공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변화하는 존재적 건축

미술관의 외부 유리 파사드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그 모습이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맑은 날에는 반사와 투명성의 놀이를, 흐린 날에는 불투명한 신비로움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는 카뮈가 말한 "인간 존재의 우연성(contingency)"을 상기시키며, 고정된 본질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의 조건을 건축적으로 표현합니다.

내부 공간은 층마다 다른 빛의 질감을 제공하며, 이는 관람객이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인식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만듭니다. 줌터는 "진정한 건축적 경험은 주목받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는 건축이 작품 자체보다는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실존적 만남을 위한 배경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타다오 안도 – 빛의 교회 (Church of the Light)

1989년 일본 오사카에 완공된 타다오 안도의 '빛의 교회'는 실존주의 건축의 종교적 표현으로서 깊은 명상적 공간을 제공합니다. 단순한 콘크리트 상자 형태의 이 소규모 교회는 동쪽 벽에 새겨진 십자가 모양의 빛의 틈을 통해 신성한 경험을 창출합니다.

물질과 비물질의 대화

안도는 거친 콘크리트(béton brut)와 섬세한 빛의 대비를 통해 물질성과 비물질성 사이의 실존적 긴장을 표현합니다. 이는 사르트르가 말한 '즉자(en-soi)'와 '대자(pour-soi)'의 철학적 구분을 연상시킵니다. 단단한 콘크리트는 물질적 '즉자'를, 그것을 관통하는 빛은 의식적 '대자'를 상징하며, 이 둘의 만남은 종교적 초월성을 암시합니다.

실존적 종교관 표현

교회 내부의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은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함으로써 방문자의 내면적 성찰을 유도합니다. 이는 키르케고르가 말한 "주관성이 진리"라는 관점, 즉 개인의 내적 체험이 객관적 교리보다 중요하다는 실존적 종교관과 연결됩니다.

침묵과 고독의 공간

빛의 교회는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통해 고요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작은 입구와 두꺼운 콘크리트 벽은 바깥 세계의 소음과 시각적 산만함을 차단하고, 방문자를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합니다. 이러한 '고독의 공간'은 하이데거가 말한 '존재에 대한 물음'이 가능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실존적 경험의 장

십자가 형태의 빛은 시간에 따라 그 강도와 위치가 변화하며, 이는 신성함의 일시성과 영원성을 동시에 상기시킵니다. 안도는 "건축은 시간과 빛, 그리고 침묵의 예술"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그의 작품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실존적 경험의 장이 되고자 함을 보여줍니다.


빛의 교회는 종교 건축이지만, 특정 교리나 상징보다는 인간의 보편적 실존 조건과 초월에 대한 갈망을 표현합니다. 안도는 "건축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 작은 교회는 그러한 철학적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공간 속에서 존재하기 – 실존적 설계 원칙

사용자 자유와 선택의 공간

실존적 설계는 사용자의 자유와 선택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이는 과도하게 규정된 공간이 아닌, 다양한 해석과 사용이 가능한 유연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렘 콜하스(Rem Koolhaas)의 '프로그램 없는 공간(unprogrammed space)' 개념은 사용자가 공간의 용도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합니다.

현상학적 체험 중시

실존적 건축은 추상적 개념보다 구체적인 신체적, 감각적 경험을 중시합니다. 빛과 그림자의 변화, 재료의 촉감, 공간의 울림 등이 중요한 설계 요소가 됩니다. 스티븐 홀(Steven Holl)은 "건축은 침묵의 빛 속에서 경험된다"고 말하며, 시각을 넘어선 총체적 감각 경험을 강조합니다.

시간성의 표현

실존적 설계는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의식적으로 드러냅니다. 자연광의 일중 변화, 계절에 따른 채광의 차이, 재료의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 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일시성과 연속성을 표현합니다. 피터 줌터의 온천욕장(Therme Vals)은 시간의 흐름을 공간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합니다.

재료의 진정성

실존주의 건축은 재료의 '진정한 본성'을 드러내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이는 재료를 위장하거나 숨기지 않고, 그 본질적 특성과 제작 과정의 흔적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의 작업에서 볼 수 있듯이, 구조와 이음매를 노출하는 '정직한' 디테일은 실존적 진정성의 표현입니다.

경계와 전이의 중요성

실존적 설계는 내부와 외부,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 사이의 경계와 전이 공간을 특별히 중요시합니다. 이러한 '임계 공간(threshold space)'은 하이데거가 말한 '세계-내-존재'의 조건을 의식하게 하며, 알바 알토(Alvar Aalto)의 건축에서 볼 수 있듯이 점진적 전환을 통해 공간의 실존적 깊이를 더합니다.

불확실성과 열린 해석

실존적 설계는 완전히 규정되거나 설명된 공간보다는, 일정한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허용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고 창조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합니다.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비정형적 공간과 예상치 못한 시퀀스는 이러한 원칙을 반영합니다.





결론 -  실존주의와 현대 건축의 만남

실존주의 철학은 20세기 중반 이후 건축 이론과 실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르트르, 하이데거, 메를로-퐁티와 같은 철학자들의 사상은 건축가들에게 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구현되는 장소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인간 내면의 존중

실존주의 건축의 핵심은 인간을 추상적 개념이나 통계적 대상이 아닌, 구체적인 신체와 의식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이는 기능주의나 형식주의가 간과하기 쉬운 건축의 현상학적, 체험적 차원을 강조합니다. 루이스 칸, 타다오 안도, 피터 줌터와 같은 건축가들의 작품은 이러한 실존적 접근의 탁월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존재와 공간의 재해석

현대 건축에서 실존주의의 영향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가상현실의 등장은 '존재'와 '공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제기합니다. 또한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시대적 도전은 건축이 단순한 미학적 실험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본 조건과 미래에 대한 책임 있는 응답이 되어야 함을 상기시킵니다.

인간 존재의 재발견

미래의 건축은 실존주의의 핵심 가치—자유와 책임, 진정성, 체험적 깊이—를 계승하면서도, 기술 발전과 환경적 도전에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실존주의 건축은 '어떻게 지을 것인가'뿐만 아니라 '왜 짓는가', 그리고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공간을 통한 인간 존재의 재발견과 풍요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여정을 계속할 것입니다.


실존주의 건축은 단순한 스타일이나 형식이 아닌, 인간 존재의 근본 조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철학적 접근입니다. 이는 미래 건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  건축, 존재의 철학이 되다

실존주의와 건축의 만남은 이론적 담론에 머물지 않고, 실제 공간 설계와 사용자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건축이 존재를 담는 구조라면, 실존주의는 그 안에 채워지는 존재의 의미와 감정, 선택과 책임을 구성하는 정신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기능을 넘어 감정을 담는 건축, 형태를 넘어 철학을 담는 공간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건축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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