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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기억의 층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속에서 건축은 시대의 정치·사회·문화적 권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적 매개입니다. 그렇기에 일제강점기 건축물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민족의 아픔과 정체성의 복잡한 층위를 품고 있는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건축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유산 가운데 하나입니다.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당시의 권력을 상징하는 동시에 오늘날에는 우리에게 복잡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건축은 청산해야 할 잔재인가, 아니면 보존해야 할 역사인가?”
서울역과 조선총독부 청사 같은 대표적 사례를 통해, 우리는 일제강점기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고, 현대 도시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건축의 배경과 의미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간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은 건축을 통해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려 했습니다. 일본 건축가 세키노 다다시는 '한국 건축 열등론'을 주장하며, 전통 한옥을 미개한 건축으로 폄하했습니다.
1910년 한일합방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시작되며 건축을 통한 권력 과시와 통제 정책이 본격화되었습니다.
1920년대 건축 정책
세키노 다다시의 '한국 건축 열등론'을 바탕으로 전통 건축을 폄하하고 일본식 근대 건축을 이식했습니다.
1930-40년대
전통 한옥과 일본식 건축이 충돌하며 복합적인 건축 양상을 보였습니다.
해방 이후
건축물들은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기억의 공간'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건축은 식민 지배의 정치적 도구였지만, 동시에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의 중요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중적 성격은 오늘날까지도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서울역 - 식민의 상징에서 문화의 플랫폼으로
서울역은 독일 네오바로크 양식을 차용해 지어진 건물로, 당시 동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근대 교통 허브였습니다.
경성역의 탄생과 변화
1925년 완공된 경성역(현 서울역)은 일제의 교통 통제 수단이자 식민지 근대화의 상징이었습니다. 르네상스 양식을 바탕으로 한 웅장한 외관은 일제의 권위를 과시하는 동시에 조선인들에게 근대 문명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습니다.
1925년 경성역 완공
일제의 교통 통제 수단이자 권력의 상징으로 건설되었습니다. 서양식 건축 양식을 도입하여 조선인들에게 근대문명을 과시했습니다.
해방 후 철도 중심지로 변모
광복 이후 서울역은 한국 철도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식민지 유산에서 벗어나 국가 발전의 상징으로 새롭게 의미가 부여되었습니다.
문화역서울284로 재탄생
2011년 '문화역서울284'로 새롭게 문을 열며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역사적 공간이 창조적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성공 사례가 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서울역은 대한민국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았습니다. 분단과 전쟁, 경제 개발의 역사와 함께하며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시대의 증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늘날 문화역서울284는 식민지 건축물의 성공적인 재활용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시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조선총독부 청사 - 철거의 선택과 역사 논쟁
조선총독부 건물은 1926년 건립 이후 광화문의 경관을 가로막으며 일제 통치의 권위를 상징했습니다.
1926년 완공
경복궁 정문 앞에 세워진 조선총독부 청사는 조선 왕조의 권위를 압도하려는 일제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건축물이었습니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거대한 규모는 식민 권력의 위압감을 극대화했습니다.
해방 후 활용
해방 이후에는 중앙청으로 사용되며 대한민국 정부의 주요 청사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식민지 유산이라는 부담은 지속적인 논쟁거리였습니다.
1995년 철거 결정
광복 50주년을 맞아 김영삼 정부는 조선총독부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역사 청산 의지의 상징이었지만 동시에 근대 유산 보존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총독부 철거는 단순한 건물 해체를 넘어 우리 사회가 식민지 과거와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청산과 보존 사이 - 역사 논쟁의 두 갈래
어두운 유산으로서의 인식
식민지 지배의 상징으로서 완전한 철거와 청산이 필요하다는 관점입니다.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제거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민족 감정과 역사적 정의
- 식민지 잔재 청산의 상징성
- 새로운 시작을 위한 공간 확보
역사 교육의 장으로서의 가치
근대 유산으로서 보존하여 교육적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역사를 망각하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역사 교육과 기억의 전승
- 건축사적 가치와 문화재적 의미
- 비판적 성찰의 공간 활용
건축물의 '기억 겹침' 현상은 이러한 논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식민지 시대의 어두운 기억과 해방 이후의 새로운 의미가 동시에 존재하며,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근대 유산의 재해석 - 도시 속 교육적 가치
문화재 지정과 활용 현황
서울시내 일제강점기 건축물 중 상당수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구 본점, 서울역사, 덕수궁 석조전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 건축물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전시관 활용
구 서울역사의 문화역서울284,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등은 역사적 건축물을 현대적 용도로 재활용한 성공 사례입니다.
역사 교육 프로그램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근대 건축 투어, 역사 강좌 등을 통해 건축물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민 참여 확대
'기억의 장소'로서 건축물이 갖는 사회적 역할을 인식하고, 시민 주도의 보존 활동과 의미 재구성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건축물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 - 일본, 대만, 독일의 '어려운 유산' 관리
일본
일본 내 식민지 건축물들은 대체로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의 구 도청사, 나가사키의 글로버 가든 등이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식민지 가해 역사에 대한 성찰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대만
대만은 일제강점기 건축물을 '포스트콜로니얼'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타이베이의 총독부 건물(현 총통부), 타이중역 등을 적극 보존하며 복합적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 왕궁 복원과 동독 시절 건축물 논쟁에서 보듯, 독일도 과거의 어려운 유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인 사회적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국의 사례를 통해 볼 때, 한국은 상대적으로 감정적 대응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보다 성숙한 역사 인식과 균형잡힌 보존 정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는 우리에게 다양한 접근 방식과 실용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대 건축과 도시 브랜드로서의 함의
도시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
근대 건축물 보존은 서울의 도시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층위가 쌓인 도시로서의 매력은 서울만의 독특한 브랜드 가치를 창출합니다.
문화 콘텐츠와 경제 효과
역사적 장소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보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문화역서울284
연간 방문객 수 (284만명)
서울시 등록문화재 15
일제강점기 건축물 수
경제적 파급효과
근대 건축 관광 (1,200억원/년)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서울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근대 유산의 현명한 보존과 활용을 통해 도시의 품격과 정체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역과 주변 지역은 근대 유산을 중심으로 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다른 지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근대 유산의 현명한 보존과 활용을 통해 도시의 품격과 정체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역과 주변 지역은 근대 유산을 중심으로 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다른 지역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 - 역사학자·건축가·시민의 목소리
이현경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일제강점기 건축물은 '어려운 유산(difficult heritage)'입니다. 단순히 지우거나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기억의 다층성을 인정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보알프레드 서울대 교수
"조선총독부 철거 논쟁은 우리 사회가 식민지 과거와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었습니다. 감정적 대응을 넘어 성숙한 역사 인식이 필요했던 시기였죠."
시민 박가희 씨
"서울역에 갈 때마다 복잡한 감정이 듭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기억도 있지만, 지금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문화 공간이 되었잖아요. 이런 변화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일제강점기 건축에 대한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 감정과 역사 인식의 복합성을 인정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 일제강점기 건축, 청산인가 역사인가?
일제강점기 건축물에 대한 질문은 단순히 '청산인가, 보존인가'의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서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억의 공존'과 '재해석'을 통해 역사적 상처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기억의 공존
단순한 철거나 보존이 아닌, 다층적 기억을 인정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재해석'이 필요합니다.
교육적 활용
근대 유산을 통한 시민 교육과 문화적 성찰의 장을 마련하여 역사의 교훈을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 지향성
역사적 상처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도시의 과제로서 건축 유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시민 참여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역사 공간의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와 참여가 요구됩니다.
"역사는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재해석되는 것이다"
서울역과 조선총독부 청사의 서로 다른 운명은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희망도 보여줍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역사 공간의 미래는 과거를 기억하되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혜로운 선택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마무리 – 기억하되, 새로 써야 할 역사
일제강점기 건축은 단순히 과거의 잔재가 아닙니다. 그것은 청산과 보존, 단절과 계승의 갈림길에서 여전히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일제강점기 건축은 지워야 할 잔재일까요, 아니면 기억해야 할 역사일까요? 그 해답은 건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건축을 우리가 어떻게 마주하고, 무엇을 새롭게 써내려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이 건축을 통해 과거를 반성하고,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서울역, 조선총독부, 동양척식회사… 이 모든 공간은 이제 물리적 건축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 미래를 설계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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